시와 더불어

봄은 왔으되

눈솔-강판순 2025. 4. 27. 19:29

봄은 왔으되

메마른 들에 봄은 왔으되
고개숙인 꽃은 색을 잃었다.
게으른 벌은 날개를 접고
우울한 바람은 향을 잃었다.

무심한 숲은 어둠에 잠들뿐
천년 천이에 변이가 없으랴.
차가운 땅은 분노를 뿜으며
얽힌 가지는 뿌리를 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