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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더불어

그 숲에 가면

by 눈솔-강판순 2022. 10. 7.

숲에 가면 향기가 있다.

나뭇가지 틈새 빛살 쏟아지면

속에 묻어둔

바랜 추억,

추억이

엎드린 뿌리 잎마다

그대만의 꿈이 된다.

 

숲에 가면 소리가 있다.

잎새 깨우는 소나기 지나가면

골짝 돌아 여울지며

부딪치는 욕망,

욕망이

여태 못다한 말들로

그대만의 노래가 된다.

 

숲에 가면 그림이 있다.

굽은길 모퉁이 바람 불어오면

가랑잎에 남겨진

색깔 짙은 흔적,

흔적이

발가벗은 가슴 저며

그대만의 시가 된다. 

 

숲에 가면 감촉이 있다.

시린 하늘가 덮여오면

발자국 없이 다가오는

닿을듯한 죽음,

죽음이

두려움 없는 몸짓으로

그대만의 기도가 된다

 

**2012년 눈솔

 

아는 분이 없어 만들어 본 연습 수준의 졸곡,

어느 분이 곡다운 곡을 붙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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