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더불어

겨울나그네 詩 제2편 (7~12수) 옮김

by 눈솔-강판순 2024. 2. 29.

빌헬름 뮐러의 시 [겨울나그네] 詩 7~12수 옮김. 
슈벨트 가곡을 위한 (독일 가사에 율을 맞춘) 직역을 몇군데 조금 순화함. 

겨울나그네한말2편.pdf
0.07MB

 

7. 강물에서 Auf dem Fluße

8. 회상 Rückblick

9. 도깨비불 Irrlicht

10. 휴식 Rast

11. 봄을 꿈꾸다 Frühlingstraum

12. 고독 Einsamkeit

 

=============

7 강물에서: 눈솔 옮김

 

그리 즐겁게 일던,

맑고 거친 강물,

어찌 조용해져서

작별 인사도 없네.

 

단단한 빙판으로

너 자신을 덮어,

가만 차게 누웠네,

모래에다 쭉 뻗어.

 

네 표면에 새기네,

날선 돌을 집어

내 사랑의 이름과

시간과 날짜를.

 

우리 처음 만난 날,

내가 떠나던 날,

이름과 그림 둘레에

깨진 반지를 둘러.

 

내 맘아, 이제 아는가,

강에 어린 네 모습?

혹 빙판 밑엔 없나,

끓는 여울 처럼?

 

=========

8 회상: 눈솔 옮김

 

내 발바닥은 불타도다,

얼음과 눈을 걸어도.

숨도 쉬지 않고 걸어야지,

저 탑이 뵈지 않기 까지.

 

돌맹이 마다 채여가며,

서둘러 마을을 떠나;

까마귀들이 눈과 우박을

집마다 모자에 던져.

 

얼마나 달리 나를 맞았니,

이 변덕쟁이 마을아!

네 빤짝이는 창문 밖엔

종다리, 꾀꼬리 다퉈 울었지.

 

둥근 보리수 꽃 피우고,

맑은 샘 밝게 흘렀어.

, , 소녀의 눈 타올랐어,

벗아, 네 운명은 봉했네.

 

그날이 다시 생각나면,

한번 더 되보고 싶네.

비틀대며 다시 돌아가

그녀 집 앞에 서려고.

=========

9 도깨비불: 눈솔 옮김

 

도깨비불이 유혹하네,

깊은 바위 벼랑에로.

빠져 나갈 길 찾는 건

별로 걱정 안돼지.

 

난 방황에 익숙한 몸,

길은 다 한 목표야.

우리 기쁨, 우리 슬픔,

다 도깨비불 장난.

 

마른 산골짝을 따라

가만히 내려가네.

모든 슬픔도 무덤에.

모든 기쁨도 역시.

=========

10 회상: 눈솔 옮김

 

쉬려고 누워 이제야,

내가 지친줄 알았네.

걸으면 즐거워졌지,

아무리 험한 길도.

 

내 발은 쉼도 없었어,

서 있긴 너무 추워서.

등은 아무 짐을 못 느껴,

폭풍이 밀어 주어서.

 

좁은 숯구이 움막에

난 쉴 곳을 찾았네.

허나 수족은 못 쉬네,

상처가 너무 쑤셔서.

 

내 맘, 너도 전쟁과 폭풍엔

거칠고 대담하더니,

이 고요에서야 느끼네,

쑤셔대는 아픔을.

 

=========

11 봄의 꿈: 눈솔 옮김

 

난 예쁜 꽃을 꿈꿨네,

오월에 피어난 꽃을.

난 푸른 들을 꿈꿨네,

새가 즐거이 부르는.

 

숫탉이 울었을 때,

난 눈을 떴는데:

날은 춥고 어둡고,

지붕엔 까마귀가 울었네.

 

근데 저기 문창에

누가 잎을 그렸지?

, 몽상가를 비웃나,

겨울에 꽃 봤다는?

 

난 사랑하는 꿈꿨네,

예쁜 소녀와의,

포옹과 키스에다,

기쁨과 환희 꿈을.

 

숫탉이 울었을 때,

내 가슴도 깼네.

이제 여기 홀로 앉아

내 꿈을 되새기네.

 

난 눈을 다시 감네,

가슴은 아직 뛰어.

창위 잎은 언제 푸르래?

언제 그녀를 품에 안아?

 

=========

12 고독: 눈솔 옮김

 

검은 구름이

맑은 하늘을 지나듯,

전나무 꼭대기에

미풍이 살랑이면;

 

그럼, 난 길을 가네,

무거운 걸음에,

밝고 즐거운 삶에도

홀로, 벗도 없이.

 

, 주위는 고요해!

, 세상은 밝아!

폭풍이 칠 때조차

이리 비참하진 않았어.

 

 

'시와 더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그네 詩 제3편 (13~18수) 옮김  (0) 2024.03.01
봄이 오네  (0) 2024.03.01
겨울나그네 詩 제1편 (1~6수) 옮김  (1) 2024.02.28
졸시) 살다보면  (0) 2023.09.14
시론(詩論)  (0) 2023.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