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와 사회

펌) 11월 11일 11시

by 눈솔-강판순 2022. 11. 11.

물론 위트컴 장군한테 진 빚이야 지금도 대한민국 전체가 갚아야 할 현재진행형이지만,
부산은 지명을 '위트컴시'로 바꾸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우선 부산대학교.
부산대학교는 위트컴장군이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해 지금의 50만평 땅을 무상으로 받았다.
부산대학교의 건설자금 25만불은 원조로 해결하면서도 진입도로와 부지조성공사는 미공병대가 직접, 무상 시공했다.

부산의 도로도 기본은 미공병부대를 움직인 장군덕분이다.
1953년 엄동설한의 한겨울, 부산역 근처에 큰 불이 났을 때 위트컴 장군은 군수물자를 풀어 피난민들한테 먹을 것과 덮을 것, 의약품까지 아낌없이 풀었다.

그래서 미의회로 불려가 청문회를 당하기도 했다. ​그때 그가 남긴 유명한 말 :
'군인은 전쟁에서 이겨야 하지만, 미군은 주둔하는 지역의 주민들 마음부터 어루만져야 한다'
의원들이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는 일화는 언론사와 전사에도 나온다.

​유명한 메리놀병원과 성분도병원도 직접 건설했다. 병원은 장병들에게 월급의 1%로 한국사랑기금으로 내놓자고 하면서 직접 두루마기에 갓을 쓰고 다니며 모금운동을 벌인 끝에 지었다.
수많은 전쟁고아들을 돌보고 전국에 고아원을 세우면서 만난 한묘숙 여사와 부부의 연을 맺을 정도로 위트컴 장군의 한국사랑은 끝이 없었다. 끝 간 데 없이 깊고 넓었다.

​오늘 오후 UN평화기념관에선 위트컴 장군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다.
내가 부산에 내려온 진짜 이유다.
​묵념이야 11시에 맞춰서 세계 어디서든 해도 되지만 한묘숙 여사와의 진하고 짙은 인연의 고리가 나를 부산으로 불렀다.

​부산에 오면 늘 들리는 위트컴 장군 부부의 묘. ​1, 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에도 참전하고 그리곤 부인의 조국, 찾지못한 부하들의 유해가 있는 한국 땅에 자진해서 묻힌 장군, 위트컴 Richard S. Whitcomb. 죽어서도 뵙고싶은 분이다.

한묘숙 여사님이랑 같이. ​부부의 부하 유해찾기 프로젝트는 다음 기회에 또 말할 수 있으리라.

🔵 한묘숙 여사, 그는 누구인가?
오늘(11월11일)은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2020년에 처음 법정기념일이 되었고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로 격상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부산직할시 남구 대연동에는 1955년 유엔총회가 의결한 세계유일의 유엔묘지 ''유엔기념공원묘지''가 있습니다.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가 되면 도시의 소음을 뚫고 싸이렌이 울리고 한국전 참전 21개국은 시간을 맟추어 부산방향으로 고개 숙여 엄숙히 묵념을 드리는 추도 행사를 치릅니다.
''턴 투워드 부산(Turn Towwafd Busan)''이란 행사입니다.

​유엔참전용사 2,300 여명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이곳에 유일한 한국인 여인의 영혼이 잠들어 있습니다
​지구의 어느 곳에 있는 나라인지 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북한 공산당의 불법 남침으로 비롯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홀연히 전사한 영령들을 위로 추모하는 행사 이름을 “턴 투워드 부산 (Turn Toward Busan)” 이라고 합니다.

이 행사는 2007년 한국전쟁 참전 케나다 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합니다
​이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산화한, 그리하여 유해가 한국땅(부산 대연동 유엔기념 공원묘지)에 안장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염원으로 열리는 너무나 뜻깊고 소중한 행사입니다.

​이곳 [유엔기념공원묘지]에는 터키 장병 462명을 비롯하여 영국 885명, 캐나다 378명, 호주 281명, 네델란드 117명, 미국 36명, 프랑스 44명, 뉴질랜드 34명, 남아공 11명 노르웨이 1명 등 11개국 참전용사 2,300여 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아무 연고도 없는 극동의 작은 나라 전쟁에 참전하여 희생된 고귀한 생명이 그만큼 많다는 것은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대가가 얼마만큼 크고 비싼지를 깨닫게 하는 시금석입니다.

이 행사에 함께 가름하여 익혀야 할 것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외국병사가 종전이 되어 본국으로 귀환하여 여생을 보내다가 별세하였어도 그 유해가 한국으로 되돌아와 유엔묘지공원에 안장된 행사가 여러 차례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2015년 5월, 프랑스인 고(故) ''레몽 조셉 베나르 (Raymond Joseph Benard)'' 씨를 필두로, 2016년 5월 12일 네델란드 참전 용사 ''니콜라스 프란스 베설스'' 씨, 2016년 10월27일 프랑스 참전 용사 ''앙드레 벨라벨'' 씨 등 세 분이나 됩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전쟁의 참화를 딛고 부흥한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감격스러워 했으며, 사후에는 전우가 묻혀있는 한국 땅에 묻히길 소망하며 유언을 남겼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5년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는 영국의 참전용사 ‘'로버트 맥코터’'씨 유해가 유엔묘지에 안장됐었습니다.
맥코터 씨는 1948년 17세의 나이에 입대해 1950년 8월~ 1952년 8월 한국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제대 후 2001년 영국에서 사망한 맥코터 씨는 생전에 기적적인 발전을 이룩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했고, 한국에 남겨진 전우들을 그리워하며 "같이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었답니다.
그가 사망한지 14년 만에 생전에 그리워했던 한국땅에서 영면하게 된 것입니다. 재작년에 맥코터 씨의 아들이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에 부친의 유해와 함께 방한하여 처음으로 안장식을 거행했었답니다.

이와같은 유엔군 참전용사 사후 개별안장이 진행된 것은 모두 여섯 차례로 알려졌습니다.
​이와는 거꾸로 신원불상으로 유엔묘지에 안장되었다가 신원이 재확인되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간 영령도 있습니다.
미군 전사자였는데 유해가 65년 만에 고향 뉴욕으로 돌아간 일입이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던 신원미상의 유골이 1951년 4월 실종된 ''윌리엄 비토 지오버니엘로'' 일병(사망 당시 23세)으로 확인되어 귀향케 된 것이었습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 (DPAA)에 따르면 ''지오버니엘로'' 일병은 소속 부대인 미 제25사단 35연대가 1951년 4월 25일 철원 서부전선에서 중국과 북한군의 공세에 밀려 후퇴하던 도중 실종됐었습니다. 유골엔 65년간 ‘무명(Unknown) X-1219’ 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으나 신원 확인을 위한 재조사가 이뤄져 귀국케 된 것이었답니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외국에서 전사한 군인은 반드시 고국으로 모셔 안장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7년 9월27일에는 네델란드 참전용사 고(故)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 씨가 역시 유엔기념 공원묘지에 안장됐습니다. "죽으면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참전용사가 사후 국내에 안장된 것은 2015년 5월 프랑스인 레몽 베르나르 씨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이후 6번째였답니다.


그런데 참전 군인이 아니면서도 유엔기념 공원묘지에 묻힌 민간인이 있어 이채로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안장된 이가 남자나 군인이 아닌 여자이기에 더욱 경이로운 경우입니다.
​그분이 바로 한묘숙씨! 그녀는 누구일까요?

유엔기념공원묘지에는 일반 병사들이 묻혀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거기에 유일한 장군이 안장돼 있음은 낯설은 사실에 속합니다. 전례로 보면 대개 장성이 전사하면 본국으로 송환하여 장례식을 치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유엔기념공원에 묻힌 이의 이름은 故 ''리차드 위트컴 (Richard S. Whitcomb. 1894~1982)'' 장군이십니다. 위트컴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미 군수사령관으로 재임하면서 1953년 부산역 대화재로 부산역에서 국제시장 일대 천막과 목조건물이 전소되자 미군 군수물자를 대거 풀어 이재민들에게 나눠줌으로써 본국의 청문회에 소환되는 곤욕까지 겪었던 인물이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 서구의 한 골짜기에서 천막 학사로 운영되던 부산대학교를 오늘날의 부산대학교가 있는 장전동으로 터를 잡게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답니다. 그는 미군 장성이면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을 돕다가 사망했으며, 그의 유해는 부산을 사랑하였기에 대연동 유엔기념 공원묘지에 안장된 것이랍니다.
한묘숙은 그의 한국인 부인이십니다.

소문에 의하면 그들의 러브스토리는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에 비견되었었답니다.
그 한묘숙 여사가 2017년 새해가 열리는 1월1일 영면함으로써 유엔기념공원묘지의 남편 곁에서 영원히 안식을 누리게 된 것이랍니다. 유엔기념공원묘지의 유일한 여성 안장자로 기록을 남기게 된 사연입니다.

* 조국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한국인이라면 그분들의 은덕을 잊을 수는 없을것입니다.
은혜를 잊는다는 것은 사람된 도리가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옮김> 박선영교수 페이스북글

===============

 

6&middot;25전쟁 당시 미 2군수기지사령부 사령관으로 부산에 부임했던 리처드 위트컴 장군이 부산 메리놀 병원 건립을 위해 한복을 입고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트컴희망재단&middot;유엔평화기념관 제공
한묘숙 여사, 2017년 영면.

'정치와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짓말도 가지가지  (0) 2022.11.11
희한한 나라  (0) 2022.11.11
펌) 가장 자랑스럽고, 멍청한 나라 (정리)  (0) 2022.11.10
이태원 사고 책임  (0) 2022.11.04
돼지의 변신  (1) 2022.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