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란 말을 생각해보자
위키백과) 고개(Mountain Passes, Ridge)는 산으로 가로막힌 두 지역을 넘어가는 길목으로, 두 지역을 이어주는 중요한 길이다. 물자와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할 필요성에 의해 고개가 생겨났다. 한국의 지명 중에서 고개를 나타내는 말로 고유어에는 고개, 재가 있고, 한자어로는 령(嶺), 현(峴), 치(峙) 등이 있다.
다음사전) 산이나 언덕을 넘어 다니도록 길이 나 있는 비탈진 곳
나무위키) 능선상 최저 고도
짤라 말하면 고개란 지형적으로 '가장 낮은 꼭대기'(The Lowest Summit)라 할 수 있겠다. 곧, 능선을 따라 세로로 보면 가장 낮은 곳이나, 올라가는 길을 따라 가로로 보면 가장 높은 곳이다. 고개란 그 특성상 가장 넘기 쉬운 곳이 된다. 그런데 고개를 넘지 않으면 소통도 잘안되고, 놀이도 모자라고 먹을거리도 모자라고 장터도 서지 않는다. 고개를 따라 문화가 열리는 길이 되겠다.
더러 '넘지도 않는' 비탈을 고갯길이라 잘못 쓰기도 한다. 고개마루에 서서 넘어다 볼 수 있어야 고개라 할만하다.
마음을 열려해도 상대방의 가장 낮은 고개를 찾아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올라가는 사람은 땀을 뻘뻘 흘리며 깔딱고개를 올라가야 그 너머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남의 마음을 얻기가 그리 쉬운가? 제대로 짚어도 깔딱고개를 올라가야 한다니까. 아니면 더러 산의 (가장 높은) 정상을 어렵게 공략해야 그 너머를 얻기도 하지. 그러기 전에 고갯길을 물어가자,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쉽게 얻을려면.
참고)
정령치(남원): 정령치는 높이 1,172m로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에 걸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의 고개이다. 정령치는 서산대사 휴정(休靜 1520~1604)의 [황령암기(黃嶺庵記)]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성을 쌓고 지키게 했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성삼재(구례): 천은사를 기점으로 구절양장처럼 굽이치며 노고단까지 이어진 20㎞의 비경의 관광도로 그 옛날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1,102m)라 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도보로 4-50분 거리로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천천히 걸어 올라 갈 수 있다.
만항재(태백): 우리나라 도로 고개 중 가장 높은 지점.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그리고 태백시 등 세 개의 고장이 한데 만나는 지점에 만항재라는 고개가 자리잡고 있다. 남한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산인 함백산(1,573m) 줄기가 태백산(1,567m)으로 흘러 내려가다가 잠시 숨을 죽인 곳에 놓여 있는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1,330m 지점에 위치한 고개다.
鳥嶺(새재, 문경): 억새의 새를 鳥로 잘못 표기했다는 말이 있다. 하기사, 무슨 새가 이 고개를 맴돌까?
동아일보 2009-09-18)
峴: 山이 드러나는(見) 곳이다. 곧 ‘산을 훤히 볼 수 있는 곳’, 논현동, 아현동, 갈현동, 남현동
嶺: 山의 領(인체의 ‘목’). 곧 산의 목 부분에 나 있는 山道(산길)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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